AI는 어떻게 보안을 바꾸고 있을까?
2025.11.21

스스로 인간의 복잡한 요구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추론형(reasoning) LLM 기반 AI 에이전트가 다양한 업무 영역에 도입되면서, 이제 AI 없는 일터를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AI 에이전트는 비즈니스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넘어, 사이버 보안 영역에서도 핵심 주체로 부상하며 기존 보안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과거 사이버 보안의 주요 위협은 인간 해커였습니다. 해커와 화이트 해커의 대결 구도로 상징되는 전통적인 보안 환경에서는 방화벽, 안티바이러스, 주기적 패치 등과 같은 정적인 방어만으로도 상당 부분 대응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개입하는 보안 환경은 이와 완전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자율형 AI 에이전트는 몇 시간 만에 수백만 개의 악성코드 변종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생성되는 다형성(Polymorphic) 악성코드는 시그니처, 암호화 키, 파일 구조를 지속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기존 시그니처 기반 방어 체계를 손쉽게 무력화합니다.

뿐만 아니라 딥페이크에 의한 범죄 역시 기존의 보안 환경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종류의 위협입니다. AI 음성은 실제 인물과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사실적이며, 여기에 문맥과 상황을 이해하는 AI의 특성이 더해지면서 점점 더 교묘해지는 사회 공학(social engineering)적 공격 역시 기존의 보안 대응체계 만으로는 도저히 대비할 수 없는 특수한 위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의 위협으로 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보안 분야에 AI를 도입하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에 의한 사이버 공격은 결국 인간이 아닌 AI만이 대응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응책은 미비한 상황입니다. 미국의 AI 보안 기업 세일포인트(SailPont)가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 96%가 보안 위험 요소로 인식하지만 거버넌스 정책 구현은 4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조사 대상 기업중 약 82%의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민감한 데이터에 매일 액세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즉 대부분의 기업들이 AI 해킹 공격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출처: byline network
그렇다면 AI 시대에 우리는 이러한 위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번 시간에는 AI 보안의 개념과 여러 요소들 그리고 대응 방안을 살펴보면서 AI 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AI 보안의 개념: AI는 어떻게 보안을 바꾸고 있을까?
앞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AI 에이전트는 새로운 위협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기존 보안 체계로는 불가능했던 능력을 가능하게 하여 보안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보안이 정적 방어에서 지속적·지능형·자율형 방어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위협 탐지 방식의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시스템은 이미 알려진 패턴을 기반으로만 탐지할 수 있었지만, AI 기반 보안 모델은 정상 행동의 패턴을 스스로 학습해 이를 벗어나는 미세한 징후까지 실시간으로 포착합니다. 이 덕분에 이전에는 탐지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제로데이 공격, 변종 악성코드, 초다형성(polymorphic) 공격까지도 초기에 잡아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둘째, 대응 자동화 수준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AI 에이전트는 위협을 감지하는 순간 네트워크를 격리하고 취약점을 스스로 패치하며, 의심 프로세스를 차단하는 등 과거에는 보안 인력이 복잡한 절차를 거쳐 수동으로 처리해야 했던 일들을 실시간으로 자율 수행합니다. 특히 수천 가지 로그와 이상 행동을 종합한 상황 인식(situational awareness)과 대응 결정은 기존 보안 솔루션이 절대 따라올 수 없던 능력입니다.
셋째, 보안 운영의 자동화(Security Automation)가 가능해졌습니다. AI는 수십억 건의 로그 중에서 실제 위협이 될 만한 패턴만 추려내고, 공격자의 움직임을 추론하여 공격 경로를 재구성하며, 다양한 시스템 사이의 관계를 그래프로 이해합니다. 이로써 기존 SOC가 해결할 수 없던 복잡한 공격 연결 관계 분석, 위협 우선순위화, 장기간 누적된 이상 신호의 상관 분석이 가능해졌습니다.
넷째, AI 도입은 보안의 범위를 네트워크·시스템을 넘어 조직 내부 전반으로 확장합니다. 예를 들어, AI는 직원의 이메일·문서·메신저에서 비정상적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감지하는 자연어 기반 내부자 위협을 탐지하거나, 음성·영상 위조를 실시간 분석하는 딥페이크 탐지해 낼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개발 과정 전체의 코드 변화를 학습해 취약점을 조기 발견하는 AI 코드 보안, 같은 영역에서도 인간 보안 담당자보다 빠르고 정밀한 분석을 제공합니다. 이는 기존 보안 체계에서는 기술적·인력적 한계로 실현되기 어려웠던 영역입니다.
마지막으로, AI는 ‘AI 공격 vs AI 방어’라는 새로운 균형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커가 AI를 활용해 무한한 변종 공격과 교묘하게 자신을 속여 피해자들의 데이터를 취득해내는 사회공학(Social Engineering) 기법을 시도한다면, 이를 방어해내는 AI는 이러한 다양한 패턴들을 학습하면서 계속 진화하여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속도와 복잡성을 처리해냅니다. 이는 단순한 도구의 도입이 아니라 보안 체계 자체가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AI는 위협의 성격을 바꾸는 동시에, 기존 보안이 갖지 못했던 새로운 감지·분석·대응 능력을 제공함으로써 보안의 전 과정을 실시간·지능형·자율형 프로세스로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AI의 보안 핵심 구성요소와 도입 시 주의사항
AI가 보안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만큼, 실제 기업 환경에 AI 기반 보안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구성요소를 체계적으로 갖추는 것이 필수입니다. 또한 AI 자체가 새로운 공격 대상이 되지 않도록 도입 과정에서의 위험 요소 또한 면밀히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trendmicro
1)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AI의 성능은 결국 데이터에 의해 결정됩니다. 따라서 네트워크 로그, 엔드포인트 이벤트, 사용자 행위, 외부 위협 인텔리전스 피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정제해 AI가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정상 행동(Baseline Behavior)을 정확히 모델링할 수 있어야만 제로데이 공격이나 비정상 패턴을 효과적으로 탐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AI 모델이 학습하는 데이터에 민감정보가 포함되면, 모델 자체가 정보 유출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필요한 데이터를 최소 수집하고, 민감정보를 비식별화 하며, 학습 데이터 접근을 통제하는 권한 관리가 중요합니다.
2) 이상행위 탐지 모델(Behavioral & Anomaly Detection)
AI 보안에서는 전통적인 시그니처 기반 규칙이 아닌, 이상행위 기반 탐지(UEBA, EDR, NDR)가 중심이 됩니다. 즉, 이상행위 기반 탐지에서는 사용자의 업무 습관, 시스템의 정상 흐름, 서비스 간 트래픽 패턴 등 수많은 신호를 조합해 평소와 다른 행동을 즉시 탐지합니다. 따라서 기존 보안 체계로는 불가능했던 미세한 침해 징후의 조기 탐지가 가능해집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AI는 완벽하지 않으며, 정상 행위를 공격으로 판단하는 오탐(False Positive)과 실제 공격을 놓치는 미탐(False Negative) 위험을 항상 내포하고 있음을 염두에 두고 모델의 지속적 재학습과 품질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3) 다중 계층 보호(Multi-layered AI Security Architecture)
AI는 네트워크, 엔드포인트, 이메일,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등 전체 영역에 걸쳐 일관된 보안 정책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방위적 보호 구조는 복잡하고 지속적인 공격(CAI: Continuous AI-driven Intrusion)을 방어하기 위한 필수 구조입니다.
4) 프롬프트 인젝션·모델 탈취 공격 방지
AI 기반 보안 체계는 프롬프트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LLM 기반 보안 시스템은 프롬프트 인젝션이나 모델 탈취(Model Extraction) 같은 AI 고유의 취약점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프롬프트와 모델이 일관되고 안전하게 작동하는지 응답을 항상 검증해야 하며, API 호출 권한 관리와 같은 AI에 특화된 보안 체계가 필수입니다.
AI 보안은 더 이상 ‘강화’가 아니라 ‘재정의’의 문제다
AI 에이전트의 등장은 보안 환경을 강화하는 수준을 넘어, 보안 시스템의 본질적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보안이 예측 가능한 위협을 미리 차단하는 구조적 방어였다면, 이제의 보안은 예측 불가능한 위협까지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대응하는 지능형 방어로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AI 보안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하나 도입하는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를 수집·정제·관리하는 방식에서부터 탐지 모델의 운영과 검증, 대응 프로세스의 자동화, 그리고 LLM 자체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프롬프트·권한·접근 통제 체계까지 보안 전반을 재구성하는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 AI 시대의 보안은 더 강한 ‘벽’을 쌓는 것이 아니라, 더 똑똑한 신경망을 조직 전체에 구축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AI를 보안의 한 축으로 받아들이는 패러다임의 전환입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역량을 갖추고, 이상행위 모델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AI가 개입하는 전 계층을 관통하는 통합 보안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동시에 AI가 새로운 공격 표면이 되지 않도록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전 과정이 동시에 이루어져야만 AI 보안은 실효성을 갖게 됩니다.
공격이 AI로 진화하듯 방어 역시 AI로 진화해야만 균형이 유지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환을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기업들은 사이버 리스크의 희생양이 될지, AI 시대의 보안 경쟁력을 확보한 조직으로 자리매김할지 결정될 것입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AI 보안이 필요한가?”가 아니라, “우리 조직은 AI 보안 체계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구축할 수 있는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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